'초혼(招魂)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소월이 애달프게 부른 이름 '초혼(招魂)'의 시 한 구절이다
초혼은 죽음으로 인해 나간 혼이 다시 돌아와 몸과 합쳐져 살아나기를 기원하는 행위이다. 북면(北面)하여 세 번 부르는데 고복(皐復)이라고도 한다
'복(復)을 하는 것은 어버이를 사랑하는 도를 극진히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사(五祀)에 기도(祈禱)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북면(北面)하여 초혼하는 것은 그윽한 곳을 향하여 기구(祈求)하는 뜻이다.' 라고, 예기(禮記) 단궁 하(檀弓下) 편에서 밝혔다.
평생 사랑했던 자의 되돌아 옴을 간절히 바랐던 이 예(禮)의 과학적 근거는 있음인가 ?
196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윌라드 리비'는 인체에는 14종(種)의 방사성탄원소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원소(元素)는 죽은 사람의 파장을 통해 감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며, 시간이 경과할수록 퇴화한다고 했다.
이 감응현상을 동기감응(同氣感應)이라 하는데 같은 기(氣)는 같은 느낌(感應)으로 서로가 응한다는 것이다.
조상과 후손은 혈통상 같은 유전인자를 보유, 방사성 파장도 같으며 동일 파장으로 서로 감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본다.
기의 파장은 1백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기의 파장이 바로 후손과의 교감으로 이어 진다는 것이다 선조들의 4대 봉사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음이다. 1대를 25-30년으로 보았을 때 이 기간을 후손과 같이 살아가는 것이다.
하늘의 부름을 받아 떠난 뒤 후일 다시 만난다는 종교적 계념도 여기에서 연유한다.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생사일여(生死日如)의 이치이다.
기의 파장에는 행, 불행이 반반씩이라 하니 다비의식(茶毘儀式)은 조상의 파장이 단절되는 일종의 통신의 두절 현상이다.
그러나 다비는 선업(善業)을 닦아야 극락왕생할 수 있다는 불교의 생사관에 입각한 장례절차라는데 큰 뜻이 있다. 가합(假合)의 4대 육신이 자연으로 돌아감으로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인연의 시작으로 보는 불교의 시각은 다비식을 새로운 삶으로 통하는 엄숙한 문으로 여기는 것이라 한다.
현대사회에서 풍수지리 계념을 자칫 예외로 치부하기도 하나, 윌라드 리비의 이론적 근거를 보면 초혼을 하는 애절함은 과학적 토대 위에서 이미 고대로 부터 시작되었음이 아니었던가.
삶과 죽음은 이웃이라네(生與亡爲鄰)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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